표류일지
바다에서 낚은 병에 들어있던 표류일지. [사용하기]를 누르면 내용을 볼 수 있다.
[집기]
[사용하기]
[버리기]
[파기]
하루째.
앞으로 이 자를 마카롱이라고 부르려 한다. 약하고 부스러지기 쉬우면서 외견은 고우 좋은 향이 나 딱 어울리지 않는가. 이 빌어먹을 나쁜 마카롱. 내가 평화로운 티르코네일에서 무인도까지 오게 된 건 다 이 사람 탓이다. 단순한 설문지인줄 알고 작성한 그 종이가 새벽을 비추는 별이 동포를 위해 준비한 깜짝 기획이었으면 진작 말을 해야지. 나만 진지하게 칼이니 라이터니 쓴 것 같지 않은가. 새벽을 비추는 별도 제정신도 아닌 것 같다. 어째서 이 유서를 쓸 준비밖에 안 한 인간을 무인도에 보낸거지? 일단 유서는 쓰지 못하게 종이와 펜을 뺏었다. 앞으로 이 종이는 내가 표류일지를 적는 용도로 사용할것이다.
오늘의 수확: 나뭇가지×12 고기조각×5
이틀째.
생각보다 무인도 생활이 쾌적해서 어색하다? 의아하다? 짜증난다? 그래, 짜증난다.
첫날은 인벤에 아무것도 없고 낭만농장에도 못 가게 되었다며 와글와글 떠들었지만 어차피 고기는 돌아다니는 멧돼지를 잡으면 나오고 야채는 나무를 흔들면 떨어진다는걸 아니 눈을 반짝이고 있다. 대못도 가로등이 있어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여기 정말 무인도가 맞는걸까.
누가 농장에 진심인 밀레 아니랄까봐 그새 밭까지 만들었기에 여기에 농장이라도 만들 생각이냐 물으니 웃고 있다. 설마 여기 눌러앉을 생각은 아니겠지.
오늘의 수확: 커다란 고기덩어리×3 대못×15 나무열매×6 야자열매×2
사흘째.
아튼시미니여 제가 저 자를 죽이기 전에 새벽을 비추는 별이 돌아오기를.
열심히 장작을 패놨더니 밤 삶는데 다 써버렸다며 에헤헤 웃는다. 기운이 빠져서 화도 못 냈다. 그런데 냄비는 어디서 구한거야? 주위에 노도 모루도 없었는데. 진짜 마카롱을 들고다니는걸 아닌지 의심스러워 노려보고 있으니 삶은 밤을 받았다. 먹고 싶은걸로 보였던건가. 밤은 맛있었다.
오늘의 수확: 밤×6->삶은 밤×4
빈 유리병×1 나무장작×22 사과×7 부추×1
나흘째.
이 곳은 생각보다 낚시하기 좋은 곳이다. 어제 뭔가 꼼지락꼼지락 만들고 있구나 했던에 알고보니 낚싯대를 만들고 있었다. 플라워리가 아니라 미안하다고 하는데 진짜로 여기 눌러 살 생각인가? 두근두근 아일랜드 촌장님의 생계를 뺏을 생각하지 마시라고 하고 받아왔다. 그런데 플라워리 낚싯대면 아이템위주로 잡혀서 이 상황에 도움이 안 되지 않나? 변함없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사람이다.
오늘의 수확: 개다래 도미×12/날치×20/청어×3/황다랑어×2
나무장작×5
닷새째.
머리속에서 풍년가가 떠나지 않는다
곡 레퍼토리가 그거밖에 없냐고 묻자 인내의 노래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그게 아냐.
(다른 글씨체로 한 문장이 쓰여있다: 미안;) 악보가 없거든!)
오늘의 수확: 감자×102 고기조각×8 야자열매×9 카레가루×1 옥수수×111
엿새째.
깊게 생각하지마☆ 하고 말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생각을 멈추는게 더 무리 아닌가
팔일째.
어제는 일지를 쓰지 못했다. 별이 눈부시게 아름다운 밤이라며 마카롱이 밖으로 불러낸 탓이다.
감탄하니 별을 보는건 처음이냐 물었다. 그렇진 않지만 이리 예쁜 별은 처음이라 대답하니 배시시 웃으며 손을 잡아왔다. 뭐지. 그 손 때문에 결국 별은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 아까운 일이다.
본인은 그래놓고 별사탕을 만든다고 한다. 설탕은 어디서 난거, 그러고보니 삶은 밤이 유난히 달았던 것 같은데…
그제의 수확: 빈 병×1 양말×1 곰인형×1 라면×1 갈치×1 은붕어×1
오늘의 수확: 장작×13 커다란 고기덩어리×1 부엉이모양 쿠키틀×1
구일째.
사과나무를 발견했다. 야자나무랑 사과나무가 같이 있다니 여긴 밀레시안의 낭만농장이라도 되는건가. 갑자기 달빛섬이 생각난다. 일단 채취해가니 더 이멘마하 밀레시안 마카롱이 웃으며 받았다. 전에 우리 사과 나눠먹은거 생각난다♡ 라고 하는데, 사과...는 내가 기억하는 대로라면 나눠먹는 게 아니라 나한테 전부 먹으라고 주지 않았던가
오늘의 수확: 사과×6 설탕×1 감자×57
열흘째.
물건을 전부 다시 정리하지 않으면 안 될 아이러니한 상황이 되었다. 이게 전부 저 아방마카롱때문이다. 독점하고있는거 같다니 이게 무슨 어이없는 말인가. 독점도 못할만큼 사람들에 둘러싸여있는건 오히려 당신이잖아.
그리고 그런 말을 깨지기 쉬운 물건을 들고 있을때 하는건 정말 참아주면 싶다. 물건에 유리조각이 다 떨어져버려서 청소까지 해야했잖아.(유난히 흐트러진 글씨체라 읽기 힘들다)
오늘의 수확: 정리 중 나온 구슬×7
11일째.
드디어 이 섬에 온지 숫자 표시판 하나로는 표시할 수 없는 날이 지나버렸다. 바다는 여전히 잠잠하니 배 한척도 지나다니지 않는다. 웃기지 마 카라젝. 한편 위기감 없는 마카롱은 왜 감자주머니가 없는지 슬퍼하고 있었다. 꼴 좋다고 비웃어주려 했는데 결국 위로만 하고 말았다. 아니다. 나는 이멘마하를 위해 옳은 선택을 한거야. 저 밀레시안이 웃지 않게 되면 슬퍼할 다난이 한두명이 아니니까.
오늘의 수확: 엿기름×1 야자열매×4 커다란 고기덩어리×2 치즈조각×1
오늘의 제작품: 숫자표지판
12일째.
꿈 속에서 초면의 남자가 속삭였다. 들리시나요 밀레시안...들리시나요…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개꿈을 꿔서 그런지 오늘따라 컨디션이 안 좋다. 이 내가? 부드러운 마카롱이 아니라 건강한과 튼튼한 타이틀을 더블로 가진 내가?
괜찮다고 하는데도 굳이 죽을 만들어주고 물수건까지 얹어주었다. 그러다 쓰러질 거 같아서 쉬라고 해도 말을 안 듣는다. 말싸움하다 결국 둘이 같이 잠들어버렸다.
물론 죽은 다 식어버렸다
오늘의 수확: 없음
13일째.
하늘에서 벚꽃비가 내려온다
봄이네~ 가 아니다 이 설탕과자
갑자기 어떤 세계에서는 떨어진 이파리들을 썩혀서 비료를 만든다는 잔지식을 피로하길래 피로로 쓰러지기 전에 밀짚모자나 씌워드렸다. 그러니까 당신 여기서 비료오두막까지 만들만큼 장기거주 할거냐고.
...생각해보니 잡화점에서도 비료는 안 파는데, 그럼 어디서 파는거지? 자가 제작이 트렌드인가?
다음에 그림자세계에 가면 찾아봐야겠다
오늘의 수확: 나뭇가지×22 야자열매×7 대못×8
14일째.
어느새 이곳에 온 지 2주가 지났다.
텐트 하나가 통나무집으로 진화했다는 소리다. 낭만농장이 밀레시안들의 생명력을 믿고 다난들은 개척하지 못한 땅을 준거라고 했을때는 의아했지만, 이 발전상을 보니 다난들의 마음이 이해되는 기분이다. 이주만 더 머무르면 농장mk2가 생길 것 같다. 이곳은 문게이트도 없어서 단숨에 이동도 못 할텐데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저 밀레시안은 눈부시게 웃기만 한다.
오늘의 수확: 고등어×4 감성돔×2 은붕어×33 대못×12 수집퀘스트×2 포션×8
여기는 대체 무슨 해역이지
15일째.
결국 화덕을 만들어버린건가...
왜 대못을 주워오라는 말을 의심하지 않은거지...
피자가 맛있어서 화도 못냈다.
오늘의 수확: 나무열매×6 구슬×21 대못22->재고 전부 소진
16일째.
당연하지만 여기에도 부엉이는 오는 듯 하다.
오랫만에 날아온 나오의 부엉이가 머리를 쪼고 지나갔다. 왜 혼난거지?
하지만 마 롱의 머리카락은 가볍게 물더니
^
카
가버렸다.
내용은 평범하게 에린의 변화에 관한 내용이었다. 화이트 드래곤이 이리아에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던바튼의 전령에게...
어째서 수도인 타라가 아니라 던바튼에 머무는거지 이 전령은. 의자라도 수리하려는건가.
오늘의 수확: 거미줄×111
17일째.
마카롱이 공작과 순록의 봉제인형을 만들어 인형가방으로 쓰려고 하는 것 같다.
그만둬. 내 눈과 똑같은 색의 단추를 순록인형에 다는건 그만둬. 그런 짓거리를 하면 나도 당신 눈 색의 단추를 공작인형에 달아버리겠다고 협박했는데 오히려 기뻐한다. 그러던 와중 비가 와서 화덕을 치우느라 인형은 방치되었다. 제발 잊어버려주길.
오늘의 수확: 없음
18일째.
기어코 만들어버렸나
손이 쓸데없이 빨라
오늘의 수확: 병에 든 쪽지(비단 청새치)×1 아이스 마법에 관한 소고×1 포션×2
19일째.
요즘 에린에는 꽁꽁 얼어붙은 아델리아천 위를 고양이가 굴러가는게 유행이라고 한다
다들 갑작스러운 추위에 겁먹던게 어제같은데 씩씩해보여서 다행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이렇게 봄같은 날씨의 무인도에 있는걸까
20일째.
슈가캔디가 누군가와 연락하는 모습이 보인다.
마지막날
아튼시미니는 내 기도를 들어주었다! 돌아가면 좀 더 진지하게 성당 아르바이트를 하려한다. 새벽을 비추는 별이 하늘을 나는 배를 타고 마중나왔다. 무인도생활을 즐겼냐고 묻는 얼굴이 선의로 얼룩져있어서 차마 그랬겠냐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아무튼 마롱은 즐거웠던 것 같다. 정착 계획까지 세웠으니.
나도 뭐...생각한 것 만큼 나쁜 경험은 아니었다.
그래도 두 번은 사양이라고 말하며 배에 올랐다. 이 일기는 태울 생각이었지만, 모처럼의 기록이니 남겨두자는 마롱•망할밀레시안의 말에 따라 병에 넣고 흘려버리려 한다. 누가 이 일지를 읽는다면,
부디 당신은 길거리에서 나눠주는 종이라도 진지하게 생각하고 대답하길.
긴듯 짧았던 표류일기는 이렇게 끝났다
키워드 [표류일기]를 획득했다
>이멘마하의 마롱과 대화하기
>키워드 표류일기 선택
“아~ 그립네. 이거 어디서 얻었어?”
“낚시? 아하하, 표류병에서 얻은 아이디어인가?”
“나도 그거 궁금해서 비단 청새치 낚으러 간 적 있었지. 응? 응. 뭐, 큰일이었어.”
(사랑스러운것을 만지는게 역력한 섬세한 손길로, 책의 표지를 쓰다듬었다)
“이 때도 큰일이었어.”
“사실 나는 그가 그렇게 몰려있다고는 생각치 못했거든? 왜, 열심히 재료수집도 하고 대화도 제대로 되었는걸. 호기심도 살아있었고.”
“그런데 갑자기 확, 무기력해지는거야.”
(그리 말하는 상대의 표정은 조금 아픔이 깃들어있었다)
“인형을 완성한 다음 날이었나. 복잡한 표정으로 그걸 보다가 무슨 생각이 났는지.”
“푹 끌어안고 움직이질 않더라고.”
(그러면서 봉제인형 가방을 가만히 본다)
“간신히 일기는 쓰긴 하는데…너도 봐서 알지?
어쩌면 그 인형이 던전의 기억을 자극했던걸까.
나도 모르겠어.”
(무언가 더 말하려다 웃는 얼굴로 감정을 감춘다)
“아무튼…급하게 돌아갈 수 밖에 없었지.”
“그래도 지금은 다시 건강해져서 다행이야!”
“아니, 내가 더 건강하지 않아보인다니 너무하네~”
@롯토: 글
@ 공백: 그림